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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50 커피 한 잔이 의미하는 것들 커피를 즐긴다는 건 음료 하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어디까지나 기호에 따라 마시면 되지만, 워낙 일상화된 만큼 커피로부터 찾아낼 수 있는 의미가 적지않다. 엄밀히 말해 커피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 수 있겠다. 카페와 커피, 그것을 둘러싼 문화와 태도에 대해서 풀어보고자 한다. 우선 커피가 상용화된 것엔 가격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겠다. 커피 판매를 겸하는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1000원에, 음료를 취급하는 중소형 카페에서는 1500원부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커피가 저렴해지면서 접근성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보다 주요했던 건 가격대비 커피가 주는 효용 때문이다. 1. 취하지 않고 배를 가득 채우지 않으면서 즉시적인 각성효과를 준다. 2. 맛과 향이 자극적이다. 3. 아메리카노 기준 칼로리가 매.. 더보기
#46 사과는 짧고 분명하게 동창들과 오랜만에 만났다. 항구의 감성을 살린 작고 독특한 카페였다. 작은 사달은 기대감을 자아낸 메뉴가 테이블 위에 놓이자마자 발생했다. 한 친구가 음료를 실수로 엎질러 버린 것이다. 가득 찬 음료가 테이블 위로 엎어지며 담고 있던 얼음과 함께 쏟아졌다. 다행히 맞은 편에 앉았던 나는 몇 방울 튄 정도였지만, 바로 옆에 앉은 친구의 옷과 바지는 많이 묻었고, 카페 쿠션은 얼룩졌다. 당혹스러움 보다 우선 얼른 치워야 했다. 소리를 듣고 달려온 사장님을 포함 총 네사람이 달라붙어 바닥을 치웠다. 살면서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인지라, 민망했을 쏟은이와 당황했을 묻은이의 어색함만 달래주면 되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은 엎지른 친구가 보였던 반응이었다. 죄송하다는 사과를 너무 반복해서 여러번 하는 것이다.. 더보기
#37 깔끔하게 관계맺기 뭐든 깔끔한 것이 좋다. 군더더기를 줄일수록 여유와 효율이 생긴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대화를 많이한다고 해서 좋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상대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나지도 않고, 남는 것은 상대에 대한 인상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괜찮은 인상을 심어주기만 한다면 깔끔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만나자마자 무턱대고 나의 이야기부터 꺼내지 않는다. 상대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지도 않고 일단 내 말부터 들이밀면 상대는 다짜고짜 듣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건 굉장히 나쁜 습관인데, 경험상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 만났으면 우선 인사부터 하고,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일단 상대가 입을 열기를 기다린다. 먼저 듣는다는 건 먼저 말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결과.. 더보기
#13 좋은 대화를 위한 공간 선택. 공간의 질은 대화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대화를 잘 하려면 상대에 집중해야 하는데, 불편한 의자, 협소한 공간, 소음은 주의를 뺏는다. 표면적인 대화가 이루어지기 쉽다. 긴밀한 대화를 원한다면 공간을 잘 선택해야 한다. 웬만하면 카페를 가자.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하라고 만든 곳이다. 커피 로스팅의 노고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음료 값의 대부분을 공간이용료로 여긴다. 카페는 쾌적한 공간조성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해놓은 곳이다. 어차피 평생 그런 공간을 소유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테니, 몇천 원 내고 최대한 잘 이용하면 된다. 나는 사람을 만날 때 항상 카페를 가지만, 프랜차이즈 카페는 피한다. 어딜 가나 즐비한 매장이라 구태여 이 사람과 가야 하나 싶다. 만남을 다소 형식적으로 여기는 듯한 느낌.. 더보기